정연주 “기이한 ‘해촉’ 중지할 수 있는 곳은 법정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당연히 지켜야 하는 민주주의 절차마저 무시하는 권력의 횡포에 대해 준엄한 심판으로 정의를 세워주길 바란다”며재판부의 해촉 집행정지 인용을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7일 정연주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촉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을 진행했다.

정 전 위원장은 개인 페이스북에 재판부에 밝힌 입장을 전했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언론이 보도했을 때 처음으로 해촉 사실을 알게 됐고, 그로부터 1시간여 지나 대통령 명의의 방송통신위원회 해촉 통지문을 통해 해촉 사실을 공식적으로 전달받게 됐다”면서 “해촉 통지문 어디에도 해촉 처분에 이르게 된 구체적 근거와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방통심의위원장 직위가 박탈되는 과정에서 입장을 소명하는 청문 기회는 철저하게 배제돼방어할 수 있는 권리가 근원적으로 부정되었다”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통위 직원들은 ‘해촉’의 사유를 묻는 질의에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았다. 해촉 사유를 해촉 통지문을 보낸 기관의 직원들조차도 잘 모르겠다고 하니, 무슨 이유에서 해촉된 것인지 정말 알고 싶다”며 “이런 기이한 ‘해촉’ 처분을 진정 실효 있게 중지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이 법정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위원장은 “이 법정에서조차 민주주의의 정당한 절차와 저의 권리를 박탈하는 권력 집단의 횡포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렇게 많은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이룩해 놓은 이 땅의 민주주의의 앞날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면서 “15년 전 KBS 사장 해임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고 4년여 뒤 오랜 본안 소송 끝에 해임 취소 판결을 얻어냈지만, 많은 세월이 지나 실효적 회복은 불가능해진 상태였고, 재판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그 뒤 정권이 바뀌면서 공영방송 사장이 바뀌는 악순환은 그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악순환의 사슬을 끊어주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민주주의 절차마저 무시하는 권력의 횡포에 대해 준엄한 심판으로 정의를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해촉했다. 이들의 해촉 통지서에 해촉사유는 적시되지 않았다. 방통위의 방통심의위 회계검사 결과가 해촉 근거로 추정될 뿐이다. 방통위는 회계검사에서 위원장·부위원장·상임위원 등이 출퇴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1인당 3만원이라는 내부 식사비 규정을 어겼다며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국민의힘 추천 황성욱 상임위원은 해촉을 피했다. 황성욱 상임위원의 18시 이전 퇴근 비율은 73%, 1인당 업무추진비 초과 사용은 24회(287만 2천 원)로 정연주 전 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보다 많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정 전 위원장 해촉 이튿날 류희림 미디어연대 대표를 보궐위원으로 위촉했으며 현재 위원장 부위원장 공석상태인 방통심의위는 황성욱 상임위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여권 추천 방통심의위원들의 최대 현안은 공석이 된 위원장 자리에 속히 류희림 보궐위원을 호선하는 것이다.

여야 4대 4 구도에서 류희림 위원장 호선 시도는 무산되고 있으며 4대 3 구도를 만들기 위한 야권 추천 위원에 대한 추가 해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황성욱 직무대행은 오는 8일 ‘위원장 호선’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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