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가 전통술로 왜곡돼… 창원의 술 뿌리 찾아야”

큰사진보기 ▲ 허승호 예비사회적기업 ㈜전통주이야기 대표 ⓒ 전통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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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마산은 ‘물좋은 마산’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일본 청주의 생산기지가 됐고, 마산의 청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만주까지 팔려나가 창원 술의 대표 격이 됐다. 이러한 굴욕과 왜곡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창원의 전통주는 일본의 사케(청주)로 왜곡되고 있다. 의회에서 주관하는 전통주 관련 전시회에 전시된 도구들은 거의 대부분 ‘일본 사케’ 생산도구 일색일 정도다.”

오는 13일 ‘창원전통주대회’를 여는 허승호 예비사회적기업 ㈜전통주이야기 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허 대표는 굴욕과 왜곡을 극복하고자 ‘창원의 술 뿌리를 찾아서’라는 구호로 ‘창원전통주대회’를 열어오고 있으며, 올해로 세 번째다.

창원의 술 역사가 깊다고 보고 있는 허 대표는 “창원의 역사는 삼한시대 이전부터 시작됐다. 다호리 고분에서 옻칠한 붓과 한나라 돈과 거울,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제사 그릇과 술잔, 감, 씨앗 등이 발견돼 이미 이때 제의에서 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삼국시대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백월산 설화에서 당나라 황제가 연못에 비친 사자암을 볼 때도 연못에 비친 달을 즐기며 한 잔의 술을 마시던 풍류가 그 인연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통일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은 창원의 월영대와 고운대, 강선대의 절경을 감상하며 풍류를 즐겼고, 그 행적을 찾아 두척산을 찾은 조선의 대유학자 한강 정구 선생은 관해정이 있는 서원곡에서 유상곡수(流觴曲水)의 풍류를 즐기며 시를 읊었다”고 허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한강의 학맥을 이은 미수 허목 선생은 달천계곡을 찾아 달천동이라는 글씨를 새기고 역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라면서 “이후 수많은 시인묵객들과 학자들이 창원의 산과 바다, 낙동강을 찾아 어느 곳이든 흥이 오르면 술과 풍류를 즐기며 그 흥취를 글로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문장과 흥취가 가득한 풍류의 고장인 창원에 오래된 가문들이 있지만 전해져 오는 주방문(酒方文)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통주에 대해 그는 “술에 담긴 조상들의 정신과 풍류 등을 담은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 현실에 맞게 우리술, 전통주를 재조명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전통주의 ‘핵심가치’는 감히 ‘전통누룩’이라고 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누룩이 원재료와 함께 발효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누룩의 여정이 실현시키는 순수가치가 전통주의 핵심가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저의 바람은 소박하다. 창원의 대표적인 축제 ‘국화축제’, ‘벚꽃축제’, ‘진달래축제’에 그리고, 창원지역의 주요 행사에서 순수가치를 지닌 전통주가 제대로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 그 시작이 창원전통주대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창원전통주대회는 ‘전통문화 복원과 확산’과 ‘전통주의 전문화와 대중화’, ‘올바른 음주 문화 전파’, ‘창원의 술 뿌리 찾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창원전통주대회는 오는 13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 소재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 중앙광장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지난 3월 공모과정을 거쳐 9일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청주‧탁주 부문에 각 20명이 뽑혔고, 대회에서 금상, 은상, 동상을 가려 시상한다.

이날 행사는 태평소, 풍물, 춤 등 식전공연에 이어, 본선 진출주에 대한 시음회가 열린다. 각 부문 금상 수상자한테는 서예가 다천 김종원 선생의 휘호 작품이 수여된다.

또 행사장에서는 ‘순곡 탁주 무제한 시음’과 함께 ‘전통 옹기 소주고리를 이용한 소주 내리기 시연’, 이현동 선생의 서각 작품전 등이 진행된다.

허 대표는 “창원전통주대회는 어쩌면 지역의 작은 행사일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누룩이 원재료와 함께 발효하여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듯이 반드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결과들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큰사진보기 ▲ 제3회 창원전통주대회. ⓒ (주)전통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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